평생 함께 산다는 것 표지

에세이집

평생 함께 산다는 것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뀐 뒤의 결혼을 다룬 50편의 짧은 산문입니다. 다투고 화해하며 다시 곁을 택하는 부부의 평범한 날들을, 사랑의 변화에서 함께 늙어가는 시간까지 다섯 장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분류
에세이
출판
부크크
출간일
2026년 8월 3일
쪽수
216쪽
판형
128×188mm
ISBN
9791112252333

이 책은

『평생 함께 산다는 것』은 결혼한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지나가는 감정들을 적은 산문집입니다. 프롤로그와 본문 50편으로 되어 있고, 한 편이 서너 쪽 남짓이라 어느 쪽을 펼쳐도 그 자리에서 한 편을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다섯 개의 장은 시간의 순서를 따릅니다. 설렘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시기에서 시작해 대화와 침묵, 밥 한 끼와 함께 걷는 저녁 같은 일상, 서운함과 권태가 찾아오는 고비를 지나, 끝까지 서로의 편이 되어 주는 노년의 자리까지 이어집니다. 따로 읽어도 되지만 처음부터 차례로 읽으면 한 부부가 걸어온 긴 시간을 따라가게 됩니다.

책은 부부 사이의 문제를 진단하거나 해법을 내놓지 않습니다. 현관에서 건네는 "다녀올게" 한마디, 열이 오른 이마에 슬며시 얹히는 손, 등을 돌리고 누웠다가 먼저 손을 내미는 새벽처럼 누구나 지나왔을 장면을 붙잡고, 그 안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지 천천히 들여다봅니다. 다툼과 미움, 미안하다는 말을 망설이는 순간도 감추지 않습니다.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보다 읽는 사람이 자기 경험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 두었습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책은 사랑을 감정보다 선택에 가까운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마음이 뛰지 않는 날에도 곁에 머물기로 하고, 미운 날에도 다음 아침이면 다시 밥을 차리는 일이 쌓여 평생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차례

책 속 문장

하지만 함께 살아 본 사람은 안다. 손을 잡는 일보다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일이 훨씬 길고, 훨씬 어렵다는 것을.
익숙함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사랑이 오래 머문 흔적이다.
사람이 정말 무너지는 건 힘든 일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 힘든 일을 혼자 감당한다고 느낄 때다.

첫 문장은 프롤로그에서, 두 번째는 「함께 있다는 것은 익숙해진다는 것이다」에서, 세 번째는 「함께여서 견딜 수 있었다」에서 옮겼습니다. 세 문장 모두 사랑의 시작보다 그 뒤에 오는 긴 시간에 눈을 둡니다. 이 책이 오래된 관계를 식은 것으로 보지 않고, 함께 보낸 날들이 남긴 무게로 읽는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쓰게 된 이야기

서점의 결혼과 관계 코너를 둘러보면 책이 대개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갈등을 진단하고 해법을 알려 주는 상담서나 자기계발서, 그리고 신혼의 좌충우돌을 웃음으로 그린 공감 에세이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자리, 오래 함께 산 부부의 익숙한 하루를 담담하게 비추는 책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은 그 빈자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쓰는 동안 몇 가지를 지키려 했습니다. 한 편은 일상의 장면에서 시작해 그 속의 감정을 따라가고, 작은 깨달음을 지나 여운이 남는 문장으로 닫히도록 했습니다. 명언처럼 단정하는 말이나 과장된 감동은 덜어 냈고, 어느 한쪽 성별의 역할을 편들지 않으려 했습니다. 감정을 주제별로 늘어놓는 대신 사랑의 변화, 대화, 일상, 위기, 동반자로서의 결속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잡아 연애의 설렘에서 노년의 동행까지를 한 권에 엮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맞아, 우리도 그랬지" 하고 한 번쯤 고개를 끄덕여 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