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에 대하여 표지

에세이집

여백에 대하여

『혼자라는 충만함』에 이은 Martius의 두 번째 산문집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을 때 생기는 마음의 여백을 우산, 테트리스, 화분 같은 일상의 장면으로 풀어낸 120편의 짧은 산문을 담았습니다.

분류
에세이
출판
부크크
출간일
2026년 6월 15일
쪽수
159쪽
판형
148×210mm
ISBN
9791112216380

이 책은

『여백에 대하여』는 『혼자라는 충만함』에 이은 Martius의 두 번째 산문집입니다. 부제는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여섯 개의 장에 스무 편씩, 모두 120편의 짧은 산문이 실려 있습니다.

책의 중심에는 오래된 구분 하나가 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남의 반응, 경쟁의 결과, 어제 이미 뱉어 버린 말처럼 손댈 수 없는 일을 붙들고 하루를 보내는 대신, 오늘 어떤 태도로 시작할지처럼 내 손에 있는 것으로 눈을 돌려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철학 용어나 인용 없이 생활의 장면으로 풀어냅니다. 비가 올 것 같은 날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과 우산을 챙기는 사람, 잘못 놓은 블록만 노려보다 다음 블록까지 망치는 테트리스 한 판, 너무 촘촘히 심어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는 화분 같은 것들입니다.

다루는 영역은 마음에서 시작해 꾸준함, 돈과 시간, 가족과 관계, AI가 일상이 된 시대에 사람이 설 자리, 남의 시선과 평판으로 넓어집니다. 장마다 주제는 다르지만 모두 '내려놓음'이라는 한 줄기로 이어집니다. 문장은 전작보다 조금 더 가볍고 말하듯 흘러가며, 군데군데 능청스러운 농담이 섞여 있습니다.

한 편은 대부분 한 쪽 안팎이라 2~3분이면 읽힙니다. 각 글이 따로 완결되어 있어 아무 쪽이나 펼쳐도 되고, 마지막 한두 문장에서 잠깐 멈추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차례

책 속 문장

여백은 비어 있는 게 아니다. 다음에 올 것들을 위해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는 시간이다.
비는 어차피 온다. 우산이나 챙기자.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말이 아니라 살아온 것들이 보여준다.

첫 문장은 표제작 「여백에 대하여」, 두 번째는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삶」, 세 번째는 6장의 「해명하지 않을 자유」에서 옮겼습니다. 비어 있는 시간을 낭비로 보지 않는 시선, 바꿀 수 없는 일 앞에서 내 몫만 챙기는 태도, 오해를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이 책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어려운 말 없이 짧게 끝나는 문장이라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쓰게 된 이야기

오랫동안 힘은 꽉 채울 때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일정을 빈틈없이 메우고 지식과 관계를 쌓으면 삶이 단단해질 거라 생각했고, 손이 비면 습관처럼 휴대폰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러다 꽉 찬 것들이 오히려 서로를 밀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표제작 「여백에 대하여」는 그 깨달음에서 나온 글이고, 이 책도 거기서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SNS를 열면 남의 성취가 끝없이 흘러가고, 우리는 바꿀 수 없는 일을 걱정하는 데 하루의 많은 부분을 씁니다. 정작 바꿀 수 있는 건 오늘의 태도와 작은 한 걸음 정도인데도 그렇습니다. 첫 책 『혼자라는 충만함』에서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그 생각을 비움과 내려놓음 쪽으로 한 걸음 더 밀고 나가 보고 싶었습니다.

거창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읽는 분이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빈자리를 남기려고 했습니다. 책 제목처럼, 글에도 여백이 있었으면 했습니다.